폐건전지는 왜 ‘작은 유해폐기물’로 불리는가?
우리 일상에서 건전지는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전원장치입니다. 리모컨, 장난감, 체중계, 무선 마우스 등 가정과 사무실 곳곳에서 사용되며, 작고 가볍다는 이유로 대부분 다 쓴 뒤 별다른 고민 없이 일반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 작은 건전지 속에는 수은(Hg), 납(Pb), 카드뮴(Cd), 니켈(Ni), 리튬(Li)등의 유해 중금속이 포함돼 있어, 부주의하게 버려질 경우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키고, 생태계를 교란하며, 인간의 건강에까지 직접적인 피해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 한 해 평균 약 2,500톤 이상의 폐건전지가 발생하지만, 이 중 절반도 채 분리배출되지 않고 무단 투기되는 상황이라고 하며 우리가 ‘작은 쓰레기’라고 여긴 폐건전지는 사실상 지속형 오염원으로 기능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폐건전지 속 중금속이 실제로 환경과 인간에 어떤 피해를 줄 수 있는지 국내외 사례를 바탕으로 분석하고, 우리가 반드시 실천해야 할 분리배출 습관까지 함께 정리해 보겠습니다.
폐건전지로 인한 환경 피해, 실제 사례를 통해 확인해 보자
단순히 “위험하다”는 말을 넘어서 폐건전지로 인한 실제 환경 피해 사례를 보면,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체감할 수 있습니다. 카드뮴으로 인한 환경 피해의 가장 유명한 사건 중 하나가 일본 도야마현의 ‘이타이이타이병’인데 이타이이타이라는 말은 일본어로는 아프다는 뜻을 의미하며 폐건전지 및 금속 광산에서 나온 카드뮴이 하천과 논으로 흘러 들어가 벼와 쌀에 축적되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이 뼈의 통증, 골절, 신장 기능 저하 등을 겪게 된 그야말로 대형 환경 재난 사건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사례는 중금속의 생물 농축이 얼마나 빠르고 치명적으로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도 이러한 사례가 존재합니다. 2018년 충북 청주시의 한 불법 폐기물 야적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다량의 폐건전지와 전자폐기물이 포함된 채 소각되면서, 인근 지역으로 납, 니켈, 리튬 등 중금속이 포함된 유해가스가 퍼진 사고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당시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화재 이후 인근 마을의 토양과 지하수에서 평소 대비 최대 12배 이상 농축된 카드뮴과 납이 검출되었으며, 2년 넘게 농업용수 사용이 제한되는 피해가 발생하였습니다.
또한 2020년에는 서울의 한 아파트단지 쓰레기 분리수거장에서 리튬 배터리의 과열로 인한 화재가 발생, 주민 수백 명이 황급히 대피하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이처럼 폐건전지를 적절히 분리하지 않으면 단순한 환경오염을 넘어 인명 피해와 사회적 비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는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폐건전지로 인한 중금속별 환경 영향과 피해 경로 정리
폐건전지를 함부로 투기함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중금속 오염은 매우 다양한 형태로 우리의 자연환경을 위협하고 있으며, 그 경로와 피해 양상은 다음 표와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중금속 | 주요 배출원인 | 주요 환경 오염 경로 | 생태계 및 인체 영향 |
수은(Hg) | 폐형광등, 건전지 | 수계 유입으로 수서생물 농축 | 중추신경계 손상, 미나마타병, 태아 뇌 발달 저해 |
납(Pb) | 납축전지, 건전지 | 토양 잔류로 농작물 축적 | 지능 저하, 성장장애, 혈압 상승, 신경계 질환 |
카드뮴(Cd) | 니켈 카드뮴 건전지 | 지하수 오염으로 음용수 오염 | 신장 기능 저하, 골다공증, 발암 가능성 |
니켈(Ni) | 충전용 배터리 | 공기 중 확산으로 호흡기 유입 | 피부염, 호흡기 자극, 중금속 알레르기 유발 |
리튬(Li) | 리튬이온 배터리 | 수질 유입으로 식물 독성 발생 | 갑상선 기능 저하, 신경세포 이상 반응 |
이러한 중금속은 한 번 배출되면 자연계에 수십 년 이상 잔류하며, 비가시적·지속적 오염원으로 축적됩니다. 특히 수은과 카드뮴은 WHO, UNEP 등 국제기구에서도 우선 관리 대상 독성물질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폐건전지 분리수거라는 작은 실천이 환경재앙을 막는다
그렇다면 이러한 환경 재앙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매우 단순합니다. 초기 배출 단계에서의 올바른 분리배출입니다. 우리가 실천해야 할 기본 원칙으로 우선 건전지는 반드시 따로 모아야 합시다. 사용한 건전지를 일반 쓰레기와 섞지 말고, 가정 내 전용 보관통(종이상자나 플라스틱 용기 등)에 따로 모아두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두번째로 충전식 건전지(리튬, 니켈 등)는 반드시 절연 조치 테이프를 단자에 붙여서 배출하면 화재나 누전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세번째로 내장형 배터리는 제품 전체를 폐가전으로 분류하고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은 배터리를 분리하지 말고 제품 전체를 전자제품 수거함에 배출해야 안전합니다. 마지막으로 가까운 폐건전지 수거함 위치는 미리 확인하고 환경부의 [‘내 손안의 분리배출’ 앱]이나 카카오맵, 네이버지도를 활용하면 주변 수거함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중금속 오염을 막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 지금 바로 폐건전지 분리수거를 하는 것
폐건전지를 어떻게 버릴 것인가는 단순한 쓰레기 처리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어떤 환경에서 살고 싶은가, 어떤 세상을 다음 세대에 남기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오늘, 여러분의 책상 서랍 속에 방치된 건전지가 있다면 지금 바로 꺼내서 따로 보관함에 담아보세요. 수거함 위치를 확인하고, 정확하게 분리배출해 주세요. 그 작은 실천이, 수천 리터의 지하수를 보호하고,
미래 세대의 건강을 지키는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갈 세상은 정부의 법보다도, 시민 한 사람의 ‘지속적인 실천’에서 바뀝니다. 폐건전지를 어떻게 버리느냐는, 바로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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