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건전지 재활용

1년에 배출되는 폐건전지량, 얼마나 될까? 국가 통계 분석으로 본 현실과 과제

info83761 2025. 7. 4. 12:10

우리 일상 속 폐건전지, 보이지 않지만 늘어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건전지는 생각보다 자주 사용되고 있습니다. 리모컨, 벽시계, 장난감, 체중계, 무선 마우스, 블루투스 키보드 등 다양한 가전제품 속에 건전지가 들어가고, 그 건전지는 언젠가 수명이 다해 폐건전지가 됩니다.

하지만 폐건전지는 사용 후 어디로 가는 걸까요? 사람들이 매일 사용하는 만큼, 버려지는 양도 상당하지만, 정작 얼마나 많은 폐건전지가 배출되고,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쉽게 잊혀지는 것이 바로 폐건전지입니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발표한 공식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연간 약 2,500톤에서 3,000톤에 달하는 폐건전지가 수거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수거된 양을 기준으로 집계된 것으로, 실제 배출된 양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가정, 사무실, 학교, 상업시설 등에서 모아지지 않고 사라지는 비공식 폐건전지가 통계에서 제외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1년 배출 폐건전지량

통계로 보는 연간 폐건전지 배출량과 수거율의 현실

환경부는 매년 ‘전국 폐전지류 및 형광등류 회수 및 처리 실적’을 통해 폐건전지 관련 데이터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를 분석해보면 폐건전지 수거량은 정체되어 있는 반면, 소비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건전지 소비량은 지난 몇 년 사이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그에 반해 수거율은 매년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알카라인 건전지뿐 아니라 리튬이온, 니켈계 충전식 배터리 등 다양한 형태의 폐건전지가 등장하면서 수거와 처리의 복잡성도 함께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양적 문제가 아닙니다. 리튬이나 니켈 같은 금속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고, 분리배출이 까다롭기 때문에, 수거 체계의 미비는 곧 환경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더 이상 폐건전지는 사소한 문제가 아니라, 통계를 바탕으로 정확히 관리되어야 할 자원이고, 환경 오염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위험 요소입니다.

아래 표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의 폐건전지 배출 추정량과 공식 수거량을 비교한 데이터입니다.

연도 건전지 소비 추정량 (톤) 폐건전지 수거량 (톤) 수거율 (%) 비고
2018 약 4,200 2,380 56.6% 알카라인 중심
2019 약 4,450 2,510 56.4% 리튬 전환 시작
2020 약 4,800 2,590 53.9% 코로나로 일시 감소
2021 약 5,100 2,640 51.7% 충전형 수요 증가
2022 약 5,300 2,620 49.4% 리튬이온·니켈 비율 증가
 

최근 5년간의 폐건전지 통계를 보면, 매년 약 5천 톤의 건전지가 소비되지만, 이 중 절반도 채 수거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 원인은 다양합니다. 일부는 가정 내 서랍 속에 방치되며, 일부는 일반 쓰레기와 함께 무심코 버려지고, 일부는 건축 폐기물에 섞여 사라집니다.

결국 수거 체계 밖에서 조용히 사라지는 폐건전지는 환경에 누적되어 가는 보이지 않는 오염원이 됩니다. 단순한 수거율의 문제가 아니라, 배출 이후의 동선을 추적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로 다가옵니다

해외는 어떻게 폐건전지를 관리하고 있을까? 

폐건전지 배출은 비단 한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며 전 세계적으로도 폐건전지의 사용과 폐기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국가별 폐건전지의 배출과 관리를 위한 대응 방식은 큰 차이를 보입니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과 일본은 폐건전지를 생산자 책임하에 관리합니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도입하여, 제조사가 수거 및 재활용까지 책임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독일은 폐건전지 수거율이 약 80퍼센트에 이르고, 프랑스와 일본도 70퍼센트 이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는 폐건전지 수거함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마트, 편의점, 우체국 같은 생활 기반 시설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거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지자체 중심의 수거 구조로 인해 지역별 편차가 크고, 수거함의 설치 밀도나 홍보 수준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경우, 절연 처리 의무 여부에 따라 수거 중 화재 발생 건수도 차이가 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3년간 리튬 배터리 관련 화재가 200건 이상 발생했으며, 이는 수거 관리 체계의 미비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폐건전지를 둘러싼 문제는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수거 체계 전반의 구조적 실행력과 안전성에 대한 질문으로 확장됩니다.

폐건전지 수거는 왜 더 중요해지고 있을까?

오늘날 배터리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그 속에 들어가는 자원도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폐건전지 안에 포함된 리튬, 니켈, 아연, 코발트 등의 금속은 단순한 소재가 아닙니다. 이들은 전기차 배터리, 스마트폰, 군수물자, 반도체 등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되는 핵심 자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폐건전지를 제대로 수거하지 못하는 것은 단순한 자원 낭비를 넘어,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동시에 환경에 중금속이 스며들면서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킬 수 있으며, 이로 인한 피해는 결국 인간에게 돌아옵니다.

무심코 버려지는 폐건전지 하나가 가져오는 파급 효과는 매우 큽니다. 그만큼 개인과 사회, 기업과 정부 모두가 폐건전지 재활용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변화는 무엇일까?

폐건전지를 올바르게 처리하기 위한 첫걸음은 실태를 정확히 인식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다음은 제도적 정비와 시민 실천입니다.

우선 각 지자체에 흩어져 있는 폐건전지 수거 시스템을 전국 단위로 통합하고, 수거 기준과 홍보 방식, 통계 처리 방식 등을 표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는 지역마다 운영 방식이 다르고, 수거함 설치 여부조차 불균형하게 분포되어 있어 시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생산자책임제도를 폐건전지 전 품목에 확대 적용해야 합니다. 제조사가 건전지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거와 재활용까지 책임질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이미 해외에서 효과를 본 제도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충분히 도입이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시민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인센티브 제도도 중요합니다. 폐건전지를 수거함에 배출하면 포인트를 적립해주거나, 소정의 상품으로 교환할 수 있는 방식은 실제 참여율을 높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이미 일부 지역과 민간 앱에서는 시행 중이며, 확대할 가치가 충분합니다.

폐건전지 하나가 만드는 변화, 지금부터 시작할 수 있다

연간 약 5천 톤 가까이 소비되는 건전지 중 절반가량은 정확한 배출 경로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는 자원의 낭비이자 환경의 오염이며, 우리가 개선해야 할 분명한 과제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책상 서랍 속 어딘가에 사용이 끝난 폐건전지가 방치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하나를 꺼내어 올바르게 분리배출하는 일, 그 작은 행동이 변화를 만듭니다.

가까운 수거함 위치가 궁금하다면 환경부의 ‘내 손안의 분리배출’ 앱을 활용하거나, 동주민센터에 문의해보세요. 폐건전지를 제대로 버리는 그 순간부터, 우리 환경은 더 나아지기 시작합니다.